[최호영의 축구행정] 한국 축구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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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Lee Kang-In)
[골닷컴] 그동안 축구 행정과 축구 산업을 주제로 여러 편의 칼럼을 써오며 일관되게 주장해 온 것이 있다. 시스템과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한국 축구는 결코 선진화될 수 없으며 실패한다는 것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그 결과를 보여준 대회였다. 2002 월드컵이라는 역사적인 성취 이후 한국 축구에는 20년이 넘는 시간이 주어졌지만, 그 모멘텀을 제도와 시스템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결국 한국 축구는 다시 2002년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 축구와 한국 축구를 비교한다. 필자 역시 대한축구협회 기획실 근무당시 일본 축구를 연구했고 일본축구협회의 '백년대계'를 분석해 의사결정자들에게 보고했다. 그들의 계획이 지속된다면 10년 뒤에는 한국을 추월하고 20년 뒤에는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다.
오늘날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유럽 진출 선수를 배출하고 있으며, 리그의 산업 규모와 중계권 가치, 국제 경쟁력 역시 한국과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성장했다.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시스템이었다. 일본은 장기 계획을 세웠고, 흔들리지 않고 실행했다.
반면 한국 축구는 축적을 포기했다. 필자가 기획실에서 근무할 때 국내 축구 산업의 규모를 측정하기 위한 산업총조사를 최초로 시행했다. 이를 지속하기 위한 예산 확보도 추진했다. 그러나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관리자의 판단으로 사업은 중단됐고, 이후 한국 축구는 산업의 규모와 변화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기초 데이터조차 축적하지 못했다.
벤치마킹 연구, 해외 지도자 연수, 해외 기술 트렌드 조사, 국제 교류를 통한 정책 연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시 추진되던 사업들은 새로운 집행부 출범 이후 상당수가 축소되거나 사라졌다. 개별 사업이 폐지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축구 산업을 발전시키려는 철학 자체가 사라진 것이 더 큰 문제였다.
문제의 본질은 리더십이었다. 오랜 기간 협회를 이끌어온 리더십은 조직을 하나로 묶기보다 분열시켰고, 신뢰보다 감시를, 자율보다 폐쇄성을 조직 문화로 만들었다. 역대 가장 오랜 기간 프로구단을 운영했음에도 자신의 구단조차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고, 적절한 인재를 발탁하고 활용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이러한 리더십의 한계는 오늘날 한국 축구의 결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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